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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_단상

생각 그리고 타투맨의 기억_12 May 2024

by Yeouido.Park 2025. 7. 23.

순간적으로 드는 이런저런 생각들이 금방 휘발되어 버리는 것이 참 아깝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비록 그럴듯한 글이 아니더라도 혹은 너무 짤막한 토막글이라도 꾸준히 쓰고 남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5/13 일요일 (매우맑음)

​어린이의 감기로 인해 어버이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넘어갔었는데 어린이 컨디션이 조금 회복된 오늘에서야 처가 부모님과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도 어린이가 애정 하는 메뉴 '국수전골'이 있는 식당으로 갔는데 늘 접객을 해주시는 서버분이 이야기하기를 식당을 개업한지 3년 6개월이 되었다는군요. 그리고 개업부터 단골인 우리 어린이를 봐온 시간도 이 식당의 영업 기간과 같다며 '식당과 같이 크는 아이'라며 매우 이뻐하고 살뜰히 아껴줍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잡채며 이것저것 아낌없이 주시는데 마음이 고맙습니다.

​예전 유학시절, 시드니 랜드윅의 한 스시바에서 홀서빙 알바를 했던 적이 있는데 정기적으로 오는 한 젊은 오지 (Aussie) 아저씨가 있었습니다. 온몸에 타투가 덮여있어 우리는 그 손님을 '타투맨 (tattoo man)'이라고 불렀는데, 항상 아리따운 와이프와 지금의 우리 어린이 또래의 아이로 구성된 (?) 3인 가족 팟으로 왔었는데 즐겁게 식사를 마치고 나갈 때면 늘 음식에 대한 칭찬과 함께 과분한 팁(100~200불가량)을 팁박스에 넣어 주었습니다. 가난한 학생 시절 그분이 다녀가면 추가 수입이 생겨 무척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 연유에 주방장형은 최선의 음식과 서비스 메뉴, 때로는 메뉴 외의 음식을 대접하며 최고의 고객 응대를 했습니다. 그 무뚝뚝하고 시니컬한 주방장형을 춤추게 만드는, 돈을 멋지게 쓰는 타투맨이었습니다.

네, 이 이야기의 포인트는 팁의 중요성입니다. 오늘 식당에서 밥을 먹으며 우리 아이를 오래 봐주고 기억하는 단골 식당이 있다는 사실이 예전 타투맨의 기억까지 거슬러 올라가더군요. 그 타투맨형 정도는 아니더라도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도 이제는 지갑에 현금을 좀 넣어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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