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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박스

[후기] 밀정_Age of Shadow

by Yeouido.Park 2016. 9. 8.

밀정을 보고왔습니다..

반칙왕, 달콤한인생, 놈놈놈, 악마를 보았다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김지운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워너브라더스사가 투자/배급하기로해서 제작 당시부터 화제가 되었던 영화인데...음 일제강점기시절을 배경으로 의열단의 무장독립투쟁을 그리고 있습니다. 


'밀정' 황옥 경부 사건 (의열단이 1922년 일제의 주요 인물들을 처단하고 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중국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고 하다가 실패했었던 사건) 을 모티브로한 Faction (Fact+Fiction) 영화인데, 이를 추진한 건 의열단원 김시현 (극중 김우진, 공유 분)이지만, 추진 과정에 현직 경부였던 황옥 (극중 이정출, 송강호 분)이 가담했었습니다. 송강호가 맡은 이정출이 바로 황옥에서 따온 캐릭터인 것인데 그가 의열단의 동지였는지 아니면 진짜 일본의 밀정이었는지는 지금도 역사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합니다. 

황옥(좌) 과 김시현 (우)




'밀정'은 개봉 전에는 '암살'과 많이 비교되어 왔는데, 이는 비슷한 시기 독립군들의 이야기를 그린 공통점 때문인것같습니다. 의열단과 단장 김원봉은 '암살'에서도 등장하지만 항일운동에 무게를 둔 '암살'과는 달리, '밀정'은 한 인간의 심리 변화와 고뇌에 더 중점을 두는듯합니다. 이러한 세밀한 심리 묘사를 송강호, 공유, 한지민, 엄태구, 신성록등의 출연진에 이병헌, 박희순의 특별출연을 더해 역대급 라인업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실제인물과 극중인물과의 이름이 다른부분에 대해서 김지운 감독은 "배우가 만들어내는 테크닉과 재능에 집중해달라"라며 실명을 사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이정출 (황옥경부, 송강호 분) - 김장옥과 친분이 있고 임시정부에도 참여했다가 일제경찰로 변절한 인물. 하지만 '조국에대한 혹은 김장옥에 대한  마음의 빚'으로 인해 다시 독립투사로 '재변절' 해나가는 캐릭터. 이토록 정체성이 불분명한 인물을 송강호는 영화 초반부터 분명하게 관객에게 각인 시키기 위해서 김우진 (공유) 과 처음 대면하는 장면을 가장 신경 써서 준비했던 부분이라니 꼭 기억하시죠! 



김우진 (김시현, 공유 분) -극중 정채산의 최측근으로 자금조달을 담당하는 인물, 문무에 뛰어난 인물로 그려지는데 실제모델인 김시현은 일본 메이지대 법학과 출신에 김좌진장군을 도와 북로군정서를 조직하기도 했던 인물입니다. 집안이 모두 독립운동가 집안이고 훗날 초대정부 국회의원이 되었다가 이승만 암살시도로 다시 감옥에 갇히는등 파란만장한 노후를 보내는 인물입니다. 


정채산 (의열단장 김원봉, 이병헌 분) - 캬 갓병헌!  말이 필요없는 그의 연기력으로 주연급 존재감을 보여주는 능력을 보여줍니다. 의열단단장 정채산의 존재감과 기개를 유머러스하면서도 임팩트있게 그려냅니다. 더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_-


연계순 (한계옥, 한지민 분) - 홍일점 연계순. 그녀의 역할에 대해서는 송강호가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가장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인물"이라고 강조한 것과는 달리 캐릭터에 힘을 싣지못한다는 혹평이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영화 암살의 전지현 처럼 강인한 여전사보다는 미약하지만 무장독립운동에 투신한 평범한 여성을 그리는 것 같아 그 나름대로 좋았습니다. 특히 극중 송강호가 감옥에서 주검이 되어나오는 연계순을 보고 오열하는 장면이 있는데 연계순의 주검이 힘없이 나라잃고 유린당하는 조선백성을 상징하는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음  


조회령 (신성록 분) 김우진의 친구, 가장 신뢰하는 인물이기도 하고... 함께 의열단 활동을 하는데, 통수를 칩니다. 극에서 나름대로 큰 역활이었다고 하는데 분량이 많이 짤렸다고 하네요. 감독판이 나오면 분량확보예정인 1인 이라고 합니다.


하시모토 (엄태구 분) / 경무국장 히가시 (츠루미 신고 분

엄태구가 맡은 최강의 ㅅㅂㄴ 하시모토는 보는 이들의 치를 떨게 할 정도로 '악독' 합니다. 끊임없이 의열단을 쫓으면서 동료 이정출(송강호)를 의심하는 하시모토는 뱀같은 교활함과 엄청난 눈치로 극중내내 관객의 분노를 이끌어내는데, 이정출이 "둘이 있을 때는 조선말로 하자"고 말할 정도로 일본에 충성을 다하는 진성 일본 앞잡이 ㄳㄲ 경찰입니다. 

조선 총독부 경무국장 히가시로 등장하는 츠루미 신고도 눈에 띕니다. 일본에서도 대배우로 불리며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는 신고는 '밀정'에서 초반 이정출을 교란하고 후반 의열단을 고문하는 장면을 통해 자신만의 진가를 보여줍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 경찰이라는 본인으로서는 불편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았음에도 불구하고 흠잡을데 없는 연기를 펼쳐 '밀정'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김장옥 (김상옥, 박희순 분) 황옥경부사건과 달리 또하나의 사건으로 영화화 시켜도 될만한 임상옥열사의 최후 또한 영화초반부에 다뤄지는데요, 수백명의 무장 일본군에 둘러싸여 총격전을 벌이다 장렬하게 최후를 맞는 김장옥은 임상옥열사의 실제 사건을 대입시킨것입니다. 임상옥열사는 영화 암살 중 '상하이 피스톨' (하정우 분)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기도한데요, 이분이 알고 보면 진짜 상남자입니다. 이분에 대해서는 이후 추가분으로 업데이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RESPECT!

김상옥 열사


영화 밀정은 최근의 다른 Faction영화들과는 국뽕영화들과는  달리 역사왜곡 및 미화보다는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서 그당시 어둡고 힘든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것인가 하는 물음에 처절하게 반응하는 인물들을 그려내고 있어서 더욱  영화에 몰입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선택의 기로에선 인간이 대의라는 거창한 명제와 기본적인 감정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흔들리며 변해가는 모습을 잘그려낸 영화였던 것 같습니다. 재밌습니다. 


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이 사람으로서 마땅히 해야될 일을 믿는다. -정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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